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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어린왕자를 읽고. (부제: 난 아직 어린이인가봐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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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어린왕자를 읽고. (부제: 난 아직 어린이인가봐요)

전윤전 2020. 1. 2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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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생텍쥐페리

 

 
저번달에 일이 좀 있어서 힘들어하니, 친구가 내게 추천해준 책이다. 어렸을 때와 다른 감정이 와닿을거라 그랬다. 문장 하나하나가 주옥같다고.
영어판도 같이 빌렸다. 그 덕분에 3주만에 어린왕자 완독 완료. 한국어는 빌리자마자 다 읽었는데, 영어판은 미루고미루고 미루고 미루다가 반납일날에 다 읽었다. 근데 그게 벌써 저번주네. 티스토리 모바일버전 오류로인해 사진이 올라가서 미룬거다. 절대 내가 게으른게 아님.

어린왕자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다. 세상에 물든 어른들에게 자신을 돌이킬 수 있는(또는 사람들이 이렇다는 공감을 이끄는)내용들로 이루어져있다. 그래서그런가? 처음 한국어판을 읽었을 때는 어릴 때와 똑같은 감정을 느꼈다. 조금 생각이 달라진 부분이 있었다면, 그건 "여우"와 어린왕자가 길들여진 곳.

 

 

 

 

다시 영어로 읽어봤다. 그러고나니 작가의 의도가 조금은 더 잘 보인 것 같기도하고. 이래서 영화든 책이든 여러번 읽으라는건가 싶다. 먼저 읽었을때는 조금 다른 해석들이 덧붙여지기 시작했다. 청소년이 된 기분이었다. 아직도 이 책을 완벽하게 이해한건 아니니까.

 

 

 

그런고로, 책에 대한 나의 생각들을 작성하려한다. 읽은지 좀 되서 틀린 내용이 있을수도 있다. 문장정리도 안한 초고를 그대로 올린거니, 참고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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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Question mark

Q. 작중 어린왕자는?
다시 질문하겠다.
정말 '어린'왕자인가?

제목과 처음 서론을 보고 우리는 어린왕자에 대한 스테레오 타입이 생긴다. '어린-'이란 두 글자는 왠지 모를 순수함을 우리들에게 전달하는 것만 같다.

하지만 이 소년을 '순진' 그 자체로만 보면 이해가지 않는 부분들이 많다. 왜일까?
사실, 작가는 우리에게 해답을 제시해줬다. -화자의 그림을 보고, 코끼리를 잡아먹은 보아뱀인걸 아는 -, -상자 안에 양을 보고 즐거워하는-.
이걸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이 소년은 어른(또는 독자)들은 보지못하고 관심도 없던 그림을 꿰뚫어보는 아이다. 외적인건 그에게 중요한게 아니다. 어린왕자는 본질을 판단하는 사람이기 때문.


Q. '어린'왕자
그렇다고 그를 본질판단자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작 중에 '어린'왕자로 나오는 데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잠시 우리가 어렸던 시절을 생각해보자. 당신들의 그 달콤하고 기뻤던 순간들을. 지금 생각해보면 별것도 아닌거에 참 즐겁지 않았는가?
어린아이들은 모든게 새롭다. 처음 경험하는 일들인 만큼, 자신이 느끼는 이 순간들 하나하나가 다 소중할 것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외적인 찬란함보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에 더욱 충실해진다. 어린왕자도 마찬가지다.

위의 두 가지를 기반으로 보면, 조금은 '어린왕자'를 이해하기 쉬워진다. 줄거리일지 작중 캐릭터일지는 당신의 판단에 맡긴다.


Q.책에 등장하는 캐릭터
모든 캐릭터들을 적지 않았습니다. 참고바람.

1. 화자, 어린왕자
생텍쥐페리 본인이다. 자신이 놓쳤던 순간과 경험했던 것들을 우화로 풀어냈다.

 

2. 장미
세상에서 가장 강한척하지만, 누구보다 여린아이. 자신은 유니크하다 생각하고 그 생각을 강요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어린왕자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이.
자신의 약함을 감추려하기에 날 선 말들로 어린왕자를 괴롭힌다. 하지만 후에 어린왕자가 떠날 때, 자신을 받아들이고, 주어진 아픔과 시련에 덤덤해지려 한다.
(필자와 가장 비슷한 아이라 생각한다.)


3. 왕
자기세상에 갇힌 사람. 혼자다. 세상의 이치조차 자신의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가 생각한다. 후에 '유일한 말벗'인 어린왕자를 붙잡기위해 노력하지만 그마저도 동등하지 않다.

4. 술꾼
술쟁이. 술을 먹는 것을 부끄러워하면서 술을 마시는 모습들은, 어제의 행실을 반성하며 오늘도 똑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보여준다. 왠지 나를 보는 것 같다. 술은 안 마시지만. ???: 그니까 오늘은 진짜 공부한다고요

5. 사업가
모든 것들이 '자기 돈'이 된다고 즐거워하지만 실질적으로 수중에는 아무것도 없다. 단순히 가능성만 보고 탁상공론하는 사람을 보여주는 걸 수도 있고, 돈에 눈이 먼 사람을 나타내는 걸 수도 있다.

6. 지리학자
본인이 경험하지 못했던 것을 기록한다. 그러면서 B612에 대한 정보를 기록하려한다. 하지만 어린왕자의 장미는 짧은순간에만 있는 것이라며 적지 않는다.

 

7. 등대지기
열심히만 사는 사람. 지금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도 보지 못한채, 왜 하는지도 모르는 명령을 따르고 있다. 한 발자국만 멀리 떨어져도 휴식을 취할 수 있을텐데.
각박한 현실속에서 쳇바퀴처럼 움직이는 우리들을 나타내는게 아닐까 싶다.

8. 장미들
내게 소중했던 그 사람은 결국 많은 사람들 중 하나였구나

 

9. 여우
(8. 이어서)그렇지만 나와 함께했기에, 그 사람이 소중하다는 것. 그 사람은 결국 내게 '한 사람'이라는 것.

 

10. 뱀
이 캐릭터는 관점에 따라 여러갈래로 해석될 수 있다.( 물론, 다른 캐릭터들도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1)조력자
뱀이 가진 힘으로 어린왕자가 자신의 별로 떠날 수 있도록 도와준다.

(2)순진한 사람들을 꼬셔서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사람.
예로부터 뱀은 사기꾼을 의미한다. 결국, 어린왕자는 자신이 행복하게 떠났다고 생각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첫 장에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이 왜 나왔을까, 마지막에 어린왕자의 육신은 왜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까?

종합

한 번 쯤 다시 읽어도 괜찮은 책이다. 어렸을때는 정말 글자그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아직도 어린아이인 나는 지금도 이해하지 못한 순간들이 많았지만, 그래도 괜찮다. 왜냐하면 조금은 성장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지. 이 기세라면 10년뒤에 내가 다시 이 책을 읽으면 그땐 또 다른 교훈이 있지 않을까 싶다.

 

이제 내게 인상깊었던 구절들을 소개하겠다. 주로 여우이야기가 주 인건 어쩔 수 없는 부분. 내게 가장 공감됐던 부분이기에.
사실 독후감 쓸 생각 없었는데, 영어로 읽다가 부랴부라 찍은거라 언어가 이런점 양해 부탁드린다.

 

 

Q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느낀점?

많은 사람들 중 한 사람이었지만, 우리가 만남으로써 많은 사람들 중 '한 사람'이 되었다. 당신이 오는 순간 한 시간전부터 나는 행복해질 것이다. '길들여진다'는건 그런거니까.
내가 잊지못한 순간들도 당신과 함께했기에- 그런거다. 그러기에 나는 너를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 '길들여진다'는건 그런거니까.
이제 나는 네가 연상되는 것만 봐도 너를 떠올릴거다. 여우는 밀을보며 어린왕자를 떠올리듯, 나는 너와 함께한 말과 감정들을 기억하며 추억에 잠길 것이다. '길들여진다'는건 그런거니까.
모든 순간, 모든 상황 속에서 나는 그들에게, 그들은 나에게 길들여졌고, 길들여진 사람들에게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 우리는 함께하는 그 순간만큼이라도 진심이어야한다.
그래야 내가 그리는 당신은, 수 많은 별들 중 가장 찬란하게 빛날거니까. 당신의 웃음을 그리워하게 될테니까. 너도. 나도.

뭐, 그렇다. 길들여짐을 원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미 친해졌다는 것. 그렇기에 더욱 보고싶은 것. 이 모든게 다 당연한거지. 근데 뭐 어쨌는가? 이미 같이 지내던 그 순간은 떠났는데. 미련에 너무 잠식될 필요는 없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해야 한다. 결국 이 모든 순간들은, 우리의 추억을 기억하는, 달이 될테니까.

Project Name🌙 Becoming the Full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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